<은혜로 사는 삶>
집의 대문을 열면 아래로 내려가는 계단이 있다.
계단 아래로 마당이라 부르기엔 너무 작은 공터가 있다.
거기에 올 봄에 푸성귀들을 심었다.
화분에 심긴 채소들이라 하루라도 물을 주지 않으면
마르기 십상이다.
실재로 물조절을 잘 못하여 오이가 세 개의 열매를 우리에게 안기고
말라 비틀어졌고, 토마토 한 그루도 요절했다.
아침마다 물 주는 것이 쉽지 않았다.
(오이가 죽은 이유를 누구는 아침에 물을 줘서란다. 저녁에 줘야한단다.)
선율이에게 좋은 교육 효과도 있었지만 바쁜 아침 시간에
물 주는 것은 어렵진 않았지만 귀찮은 일이었다.
100년 만에 찾아온 가뭄이기에 집 앞 동산에 물대는 일은
하루 일과 중 중요한 것이었다.
그러던 중 드디어 장마 기간이 다가왔다.
은혜의 단비라는 걸 작게 나마 농사(?)를 지어보니 알겠다.
가뭄에 너무나 팍팍하게 물주며 겨우 겨우 살던 삶에서 자유해진다.
그냥 하늘이 내려 주시는 비에 작물들을 내어 맡기면 되니
참으로 자유로우며 은혜롭지 아니한가?
아하~ 이것이 은혜로구나.
내가 발버둥치며 잘 해보려고 노력하지만 팍팍하고 메말라가는 삶.
그 삶을 극복하게 하는 것이 은혜다.
은혜로 사는 삶은 하늘에서 내려주신 하나님의 귀한 인도하심과
공급하심을 누리며 살아가면 되는 삶이다.
은혜로 살아가는 삶의 메커니즘이 필요하다.
은혜라고 그냥 주어지는 것은 아니다.
메카니즘이라 하긴 그렇지만... 은혜는 은혜를 구하고 간절히 찾는 자에게 주어진다.
가뭄 기간 동안 간절히 기다렸던 그 비를 향한 열망을 잊지 못한다.
은혜를 향한 목마름, 그 목마름이 내 삶을 은혜로 이끈다.
지금은 은혜 받을만한 때요, 지금은 주님을 찾을 때라 하지 않았던가?
찾고 찾는 자에게 은혜는 하늘로부터 부어지는 것이다.
오늘 아침 새벽기도 후 대문을 열고 계단을 내려오며
더욱 싱싱하고 풍성하게 열매 맺어 있는 푸성귀들을 바라보며
주님의 은혜를 묵상한다.
이 모든 것이 주님의 은혜입니다.
주님 내 삶이 아버지의 은혜로 더 풍성하게 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