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느님을 사랑하는 이들, 그분의 계획에 따라 부르심을 받은 이들에게는 모든 것이 함께 작용하여 선을 이룬다는 것을 우리는 압니다 (로마서 8:28)
1. 수능 기도회 목적에 대한 재고
우리는 수능기도회라는 이름으로 우리 아이들, 특별히 수능 시험을 치르고 있는 우리 자녀들을 위해 기도하기 위해 지금 이 자리에 모여 있습니다. 입시사교육 바로세우기 기독교운동이라는 단체에서 수능기도회 실태 조사를 해서 발표를 했습니다. 한국교회 교회학교 담당자들이 생각하는 수능기도회는 어떤 모습일까?에 대한 궁금증을 가지고 실태조사를 했습니다. 교회 학교 담당자들 200명을 대상으로 설문을 조사했습니다.
요약해서 말씀드리면요, 아이들을 지도하는 교회학교 담당자들이 공통적으로 인식하는 것은 수능 기도회가 아무래도 기복적이며 출세지향적인 모임으로 흐르기 쉽다는 것을 인지하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수능 기도회가 좀더 성경적이고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기도회가 되기를 바라는 생각이 담겨 있는 것 같습니다. 수능 기도회가 내 아이의 수능 성적이 잘 나오기 위해 기도하고 부르짖는 통로에만 그치는 것을 우려하는 것이죠.
콩심은데 콩나고 팥심은데 팥 납니다. 뿌린대로 거둬드립니다. 이것은 성경의 원리이기도 하고 일반적인 자연의 원리이기도 합니다. 죄송하지만 여러분 자녀들의 시험의 결과는 얼마나 뿌렸느냐 그리고 어떤 씨앗을 뿌렸느냐에 따라 이미 판가름 나 있는지도 모릅니다. 그래도 목사님 은혜라는 것이 있잖습니까? 받지 못할 것을 받는 것이 은혜잖습니까? 네 그럴 수도 있습니다만 그건 어찌 보면 도박입니다. 내 아이가 90을 하고 10을 기대하는 것은 어느 정도 합리적이라 할 수 있지만 10을 해놓고 나머지 90은 기도로 채울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하나님을 크게 오해하는 것입니다. 물론 우리 염산교회 성도님들은 그런 생각은 안하시겠죠. 우리가 수능기도회를 통해 이루고자 하는 것이 무엇이며 목적이 무엇인가를 생각해 보면 좋겠습니다.
우리는 분명 90을 얻기 위해 여기에 와 있지 않습니다. 단지 우리 아이들이 최선을 다 한만큼 점수를 받았으면 좋겠고, 행여나 작용할 실수나 예기치 못한 사고들로부터 우리 아이들을 지켜 주시도록 기도하고자 하는 마음들이 많이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래서 좋은 결과가 나왔으면 하는 바람일 것입니다. 그런데 거기에서 우리 기도의 수준이 머문다면 우리 기도도 대학교 정문에 엿을 붙여 놓고 기도하는 여타 학부모들과 크게 다를 것이 없을 거라 생각이 듭니다.
여기 와 계신 분들은 분명 우리 자녀들이나 손주 손녀의 앞날이 잘 되는 것을 바라서 와 계신 분들입니다. 맞지요? 어떻게 되는 것이 진정 우리 아이들이 잘 되는 길일까요? 이왕 모인 김에 우리 아이들이 진짜 잘 되기를 위해서 기도했으면 좋겠습니다.
우리들의 짧은 생각으로 수능 한 번 잘 봐서 좋은 대학 가면 인생이 반은 성공했다고 생각합니다. 수능이 그만큼 인생에 끼치는 영향은 대단하다고 생각하는 것이지요. 저는 수능을 보는 고등학생 친구들에게 늘 말합니다. 수능에 너무 큰 의미를 두지 마라구요. 무슨 말이냐구요? 아이들이 수능 한 번 못보면 마치 인생을 실패한다고 생각하는 마음을 갖고 있습니다. 그건 이 사회와 우리 어른 들이 그런 분위기를 조장하고 있는 것이죠. 무한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좋은 성적과 좋은 대학에 들어가야 한다고 말합니다. 그러기 위해 좋은 수능 성적은 절대적으로 필요한 것이지요. 거기서 오는 아이들의 중압감이 얼마나 심하면 수능 전날에 잠을 설치기 까지 합니다. 제가 그랬었거든요. 저는 수능 전날에 3시간 동안이나 잠을 못 이뤘습니다. 너무 긴장이 되더라구요. 결국 선 잠을 자고 수능을 망친 기억이 납니다. 수능이란 시험에 너무나 큰 의미를 부여해버리니까 이런 부작용이 생기더라는 것입니다.
수능 한 번에 인생의 모든 결론이 난다는 생각은 유치한 생각입니다. 그런데 그 유치한 생각을 우리 아이들은 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아니 우리 부모들이 더 심하게 하는지도 모릅니다. 그 압박감에 시달리며 지금도 어떤 아이는 시험지 앞에서 떨고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이 기도회의 목적을 다시 새롭게 하자는 말을 하며 저는 지금 이 말을 하고 있습니다. 이 기도회가 단순히 아이들이 수능 한 번 잘 보게 해주십시오 라는 간구를 드리는 자리에 멈추지 않길 바랍니다. 우리 아이들이 진정으로 잘되고 진정으로 행복한 길이 무엇인지 우리 어른들이 고민하고 하나님 앞에서 다짐하는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래서 진짜 우리 아이들이 잘 되길 위해 기도하자는 겁니다.
2. 잘 된다는 것은 무엇인가?
여러분 잘 된다는 것이 무엇일까요? 다른 말로 성공한 인생이 된다는 것은 무엇일까요? 돈 많이 벌며 떵떵거리며 사는 것일까요?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떳떳한 직장 있고 집 한 채 정도 있으면 성공한 인생일까요? 저는 성공한 인생이란 목적에 맞게 살아가는 인생이라 생각합니다. 하나님은 우리 각자에게 이 땅에 살아가게 하시는 목적이 있으십니다. 목적이 없이 태어나는 사람은 한 사람도 없습니다. 자신의 삶의 목적이 무엇인지 알고 그 목적을 이루는 사람, 그 사람이 정말 행복한 사람이지 않을까요?
낙타와 엄마의 이야기를 들려드리겠습니다.
아기 낙타가 엄마낙타에게 물었다.
B : 엄마 우리 발톱은 왜 이렇게 긴 거죠?
M : 응 그건 넓은 사막을 횡단하기 편하게 하려고 하나님이 그렇게 만드신 거야
B : 엄마 그럼 눈썹은 왜 이렇게 긴 거예요.
M : 응 그것도 사막을 횡단할 때 햇볕을 가려주기 위해 그런 거란다.
B : 엄마 우리 등에 붙은 이 커다란 혹은 뭐하라고 있는 거예요?
M : 응 그것 또한 사막을 횡단하는 데 먹을 물을 저장하려고 만들어 주신거야.
아기 낙타가 한참을 생각하더니 말을 건낸다.
B : 근데 엄마 우리는 왜 동물원 안에 있는 거예요?
하나님은 우리 아이들 각자 각자에게 맞는 발톱과 눈썹 그리고 혹을 주셨습니다. 바로 이 땅에 태어난 목적이지요. 재능일 수도 있고 사명일 수도 있습니다. 그 사명과 목적을 깨닫고 이뤄나가는 삶이 정말 행복한 삶이고 값진 삶입니다. 돈만 많이 버는 그런 삶을 말하는 것이 아니죠.
그런데 감사한 것이 무엇인 줄 아십니까? 하나님께서는 그 목적을 알고 계시다는 겁니다. 알고 계시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그 목적대로 우리와 우리 자녀들의 삶을 이끌어 가고 계시다는 것입니다.
오늘 본문 로마서 8:28절 말씀을 함께 읽어 보겠습니다. “우리가 알거니와 하나님을 사랑하는 자 곧 그의 뜻대로 부르심을 입은 자들에게는 모든 것이 합력하여 선을 이루느니라”
이 말씀을 원어 그대로 직역하면 이렇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압니다. 하나님을 사랑하는 자들에게, 그분의 목적에 따라 부름을 받은 자들에게, 모든 것이 선을 향하여 함께 일한다는 것을.”
그분의 목적에 따라 부름을 받은 자들과 그 분을 사랑하는 사람에게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명확하게 제시하고 있습니다. 두 부류의 삶입니다. 첫째, 하나님의 목적에 따라 부름 받은 사람, 둘째 하나님을 사랑하는 사람입니다. 이런 사람들은 어떻게 된다구요? 모든 일들이 선을 향하여 함께 작용해 간다고 합니다. 달리 얘기하면 모든 일들이 하나님의 목적을 이루기 위해 연결되어 가며 함께 일해 간다는 것입니다.
때론 우리 눈으로 실패한 듯이 보이는 일들도 하나님을 사랑하고 그 목적대로 부름을 받은 사람들에게는 실패가 아니라는 겁니다. 오히려 그 실패와 절망이 합하여 선을 향하여 달려가고 있다는 것을 잊지 말라고 말씀하십니다. 달리 말하면 우리는 수능 한 번 실패하면 우리 아이의 삶이 정말 실패한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 실패 또한 하나님의 선을 이루는 데 작용을 한다는 것입니다. 결국 결론은 우리 아이들이 하나님을 더 사랑하고 하나님의 부르신 목적이 무엇인지를 알게 해주는 것이 핵심적으로 중요하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혹여 이번 수능에서 우리 아이들이 좋은 성적을 받지 못한다 할지라도 낙심하지 말아야할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본문에서는 모든 일이라고 분명히 말씀하고 있습니다. 모든 일이 선을 향하여 함께 역사하고 있다. 수능의 결과와 상관 없이 우리 아이들이 하나님을 사랑하고 하나님이 부르신 목적대로 따라 가기만 한다면 우리 아이들의 삶 가운데 하나님의 선이 나타난다는 것입니다.
저는 수능에 실패한 대표적인 케이스였습니다. 저는 수능을 최초로 본 학번이었습니다. 수능은 제 고등학교 1학년 때 처음 발표 됐고 3년 동안 모의 고사를 통해 익히게 한 후 94년 대학 입시부터 실시된 시험이었습니다. 바로 첫 시험 케이스가 저희 또래들이었습니다. 10년 동안 학력고사에 맞춰져 길들여져 왔는데 3년만에 수능 시험이라는 희귀한 시험에 맞춰가는 것이 쉽지 않았습니다. 1등급이었던 친구는 수능에 적응을 못해 결국 200점 만점에 130점을 맞고 자기가 원하는 대학에 가지 못했었죠. 저도 수능에서 좋은 성적을 얻지 못했습니다. 그 전날 그렇게 긴장하고 잠을 설쳤으니 잘 볼리가 만무합니다. 결국 보란 듯이 첫해에 떨어졌습니다. 재수를 했죠.
둘째 해에도 잘 보지 못했습니다. 학원 다니면서 공부는 열심히 안했습니다. 뿌린 것이 없으니 거둬 드리는 것이 없는 것은 당연한 이치였습니다. 저는 어쩔 수 없이 지방대에 지원을 했습니다. 과는 제가 어려서부터 되고 싶었던 영어선생님이 되기 위해 영어 교육과를 집어 넣었습니다. 지방대 영어교육과는 정원도 15명이고 학교에서 일 이등 하는 여학생들이 쓰는 곳입니다. 결국 저는 영어교육과에 떨어지고 제가 원하지 않았지만 가족들이 원했던 2지망 법학과를 들어가게 됐습니다. 말 그대로 절망이었습니다. 법학은 제가 원하지 않는 학문이었습니다. 법학이 너무 싫었습니다. 결국 대학 성적은 바닥을 기고 있었죠. 그 때 유일한 낙은 바로 성경공부였습니다. 전공공부 대신에 전도하러 다니고 성경공부하고 예배드리는 것이 훨신 재밌었습니다. 결국 성적이 시들시들 해지는 만큼 저의 하나님을 향한 사랑은 반비례하여 불타 올랐습니다.
몇 년이 지난 후에 하나님이 그런 마음을 주셨습니다. 내가 만약 영어 교육과에 들어 갔으면 내가 원하는 공부하면서 하나님을 찾지 않았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수능에 비록 실패하여 제가 원하는 공부를 하지 못했지만 하나님은 결국 나의 삶의 모든 것을 꿰 맞추시고 연결하여 선을 이뤄가고 있으시다는 것을 발견하게 됐습니다. 나중에 왜 내가 법학을 하게 됐는지도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정말 논리적이지 못한 나를 하나님은 그나마 법학을 통해 조금은 논리적인 사고를 할 수 있도록 도와 주셨습니다. 하나님은 니가 정말 교사를 원하니 내가 너 교사 시켜줄게 "선교사" 어떠니? 라고 위트있게 말씀하시더군요^^
모든 것이 합력하여 선을 이루는 것입니다.
3. 아이들을 위한 기도
우리 아이들을 하나님 손에 맡기고 하나님이 만드신 목적을 깨닫게 하는 것은 너무나 중요한 일입니다. 좋은 대학에 들여 보내면 거기서 끝이 아니라 이후에 우리 아이들이 하나님을 사랑하고 그의 길을 하나님께 온전히 맡기며 나아갈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합니다. 결국 하나님을 사랑하고 그 뜻대로 부름을 받은 자들에게는 모든 것이 합력하여 선을 이루기 때문입니다.
이 수능 기도회가 그런 의미에서 당장에 수능 시험에 좋은 결과를 기대하는 그런 기도 모임을 넘어서서 우리 아이들의 미래를 위해 기도하는 시간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하나님께 수능의 결과를 맡겨 드립시다. 수능 성적이 잘 나오든 못 나오든 하나님은 여전히 우리 아이들을 사용하시길 원하시며 하나님의 뜻을 우리 아이들에게 나타내기를 원하십니다. 결과와 상관 없이 하나님이 우리 아이들의 삶을 이끌어 가실 겁니다. 그것을 신뢰하므로 하나님께 맡겨 드렸으면 좋겠습니다.
여러분 오늘 본문의 말씀은 분명히 말씀하십니다. 하나라도 예외가 없습니다. 모든 것입니다. 하나님을 사랑하고 하나님의 뜻대로 부름을 입은 자들의 삶의 모든 것, 단 하나의 예외도 없는 모든 것이 합하여 함께 작용하여 선을 이룹니다. 우리 아이들의 삶은 하나님의 선한 계획과 뜻을 향하여 진행되고 있습니다. 우리 아이들을 온전히 하나님께 맡겨 드리길 원합니다. 이후의 삶에도 하나님이 신실하게 인도하실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