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회에 몇 분의 멘토들이 계십니다. 그런데 공교롭게 모두 지금은 살아계시지 않으십니다. 저는 그분들에게 목회를 배웠고 지금도 저의 목회를 이끌어 주는 큰 힘과 원동력이 그분들에게 받은 사랑으로부터 나오고 있습니다. 첫번째 멘토가 되신 분은 실존 인물은 아닙니다. 빅토르 위고의 소설 “레 미제라블(Les Miserables)”의 시작과 함께 등장하는 미리엘 주교가 첫번째 멘토입니다. 이 소설 1권은 제 목회 지침서라 할 정도로 미리엘 신부의 사목의 자세는 많은 영감과 감동을 줍니다. 가상의 인물이기에 실재로 그렇게 목회를 한 이가 있을까 의문을 제기할 수 있지만, 적어도 사람들의 갈망 안에는 그런 사제가 있었으면 하는 간절함이 있다고 봅니다. 그는 자신의 넓은 주교관을 이웃하고 있는 병실이 부족한 병원과 바꿔 더 많은 이들이 치료 받을 수 있게 자신의 권리를 내려 놓습니다. 민심이 흉융하고 도적들이 들끓던 시절에 집안의 모든 문빗장을 풀어 모든 이들이 그에게 가까이 오는 길을 열어 놓았죠. 덕분에 장발장처럼 허방다리를 짚은 것처럼 허우적거리며 설 땅이 필요한 이들에게 짧게 나마 쉼이 되어 주었습니다. 그리고 그 계기를 통해 미리엘의 삶에 자극을 받은 장발장을 통해 한 도시 전체가 살아나는 기적이 일어나게 되죠. 저는 위고의 이 상상력을 좋아합니다. 그래서 저도 미리엘 같은 목회를 하고 싶은 것이죠.
대학생때 친구가 자기네 교회에 와서 찬양인도를 좀 해달라고 해서 교회를 옮긴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그 교회에 운명적인 백목사님과의 만남이 기다리고 있을 줄은 몰랐습니다. 백목사님은 독일에서 박사를 받고 돌아오셔서 병든 자들을 돌보는 병원 원목으로 계시다 부름을 받아 그 교회를 섬기고 계셨습니다. 목사님은 어린 저를 항상 아껴주셨죠. 주일 저녁의 한 가한 시간에 저를 항상 목사님 댁의 밥상 머리로 불러주시며 환대해 주셨죠. 소자를 환대하는 겸손의 목회가 무엇인지 백목사님으로부터 생생하게 배웠습니다. 그리고 저의 전임사역을 시작했던 서울 마포에서 모셨던 김목사님을 잊지 못합니다. 참 인간으로 살아가는 것이 무엇인지 김목사님으로부터 인격적인 목회자상을 배웠습니다. 지금은 돌아가셨지만 훌륭한 분들 가까이에서 목회를 배운 것이 행운이었습니다. 그런데 그분들의 목회를 자극하며 영감을 주신 분은 다름 아닌 우리 주님이셨습니다. 그들은 예수님의 마지막 명령인 ‘서로 사랑하라’는 명령을 따르며 목회에 임하셨죠. 그들은 서로 사랑하는 사람들, 서로 사랑하는 공동체만 있다면 무엇이든 다 할 수 있다는 확신을 놓지 않으셨습니다. “서로 사랑하는 인간들만 있다면 모든 걸 만들 수 있다. 행복도, 진정한 평화도, 꼭 필요한 돈까지도- 피에르 신부”. 서로 사랑하는 공동체 우리 함께 만들어 보실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