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어떤 일이나 대상에 놀라거나 감격해 본 적 있으신가요? 몹시 놀라며 감격하는 것을 ‘경탄하다’라는 말로 표현한다면 최근에 경탄해 보신 적 있으신가요? 새생명이 탄생을 보며 우리는 신비해 하며 경탄합니다. 이번 주에 태윤이의 동생이 태어났는데, 사진을 보며 저는 경탄했습니다. 생명이란 우리에게 신비감을 줍니다. 생명은 죽음이 주는 공포와 두려움 반대의 감각을 우리에게 줍니다. 생명, 그것은 신비이자 감격이며 환희입니다. 그러고 보면 생명을 대하는 우리의 기본 감각이 바로 경탄인 듯합니다. 혹독한 겨울을 지내온 우리에게 파릇파릇 돋아나는 들풀과 들꽃들은 놀라움과 감격을 선사합니다. 앙상했던 겨울 나무들에 푸른 싹눈이 돋아난 걸 멀리서 바라보고 있노라면 누군가 연두색 물감으로 저 나무 위에 색칠을 한듯한 느낌을 받기도 합니다. 그러고 보면 생명에는 색깔이 있는 듯 합니다. 생명 있는 존재들은 자기만의 색깔을 통해 자신에게 생명을 주신 창조주의 실력을 뽐냅니다. 수련화는 노란 색으로 자신이 살아있음을 증명하고, 제비꽃은 보라색으로 자신의 삶을 경축합니다. 생명(生命)이란 ‘살라는 명령’이기도 하지만 ‘명을 살아낸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명(命)이란 목숨이란 뜻이기도 하지만 목적과 사명을 뜻하기도 합니다. 꽃과 나무를 아우르는 자연계는 자신의 삶의 명을 각기 다른 색깔로 표현합니다. 노란색 꽃을 피우라는 창조주의 명을 받들어 개나리는 노란 꽃으로 창조주를 노래하고, 연분홍 꽃을 피우라는 그분의 명을 받을어 벛꽃은 연분홍 꽃으로 자신의 삶을 노래합니다. 우리 모두는 각자 다른 색깔의 명을 부여 받고 이 땅에서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러기에 우리는 피조물들의 생명의 잔치 속에서 창조주와 연결될 수 있습니다. 피조물들의 형형 색색의 생명을 찬찬히 바라볼 때 우리 삶에 경탄의 감각은 살아나게 됩니다. 경탄의 감각이 중요한 것은 우리 삶에 무기력과 불평을 내어쫓는 감각이기 때문입니다. 경탄할 때 우리의 삶이 신비로 가득한 하나님의 섭리 한가운데 놓여져 있는 감각이 살아나기 때문입니다.
나태주 시인의 <풀꽃>이라는 시입니다.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너도 그렇다.
보잘 것없는 풀꽃이지만, 찬찬히 바라볼 때, 오랫 동안 바라볼 때, 풀꽃은 우리에게 말을 걸어옵니다. “너의 생(生)도 나처럼 무척 아름답구나, 너의 생(生) 또한 나처럼 귀하구나!” 하나님이 살라고 명하신 피조물들을 찬찬히 바라볼 때 우리는 경탄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들의 생명 속에서 생명의 주인이신 하나님과 연결되게 되니 이 보다 쉬운 기도가 없습니다. 이 보다 쉬운 찬양의 방법이 없습니다. 피조물들의 생명 잔치 속에서 가만히 머무르며 우리는 경탄의 감각을 되살려야 합니다. 자연속에 깊숙이 머물 때에야 비로소 우리는 생명에 감격하며 명을 살아낼 소망을 얻게 됩니다. 그때에야 내 삶(생명)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비로소 깨닫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