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2011. 11. 19. 15:06

하나님은 참 유머 있으시다! 재밌으신 분이시다.

여름부터 나의 다음 스텝, 다음 진로를 놓고 많이 고민했었다.

봄에 치렀던 토플 시험 결과가 좋지 않아 유학의 길이 막히게 되면서 나의 고민은 시작됐었다.

유학이 아닌가 생각이 들면서, 여름 휴가 때 광주의 모교회 목사님을 만나 진로를 상담하게 되었다.

목사님은 유학을 가고 박사과정까지 가는 것은 신학자의 길을 가는 것을 의미하고, 그렇게 되면 아마 선교사의 길과는 멀어지는 선택일 수도 있다고 조언해 주셨다.

맞는 말이었다.
나는 뭔가 갈림길에 서 있었던 것이다. 학문의 길, 사역(선교사)의 길.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는 맘이 들었다.

그 다음 이어진 고민은 선교지에 언제 나갈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었다.

신대원에 들어갈 때 그런 생각을 했었다. 목사 안수를 받으면 선교지에 바로 나가겠다고....

그래서 그런 결심을 실행하려고 시도를 했는데 가족들의 동의에 부딪혔다. 나는 이미 결혼한 몸이었고, 나 혼자 갈 수 있는 문제는 아니었다.

또한 파송의 문제는 또 하나의 큰 산이었다. 내년에 나간다면 당장 나를 파송해 줄 교회는 있을까? 라는 고민이 들기 시작했다.

파송교회가 없더라도 하나님이 보내셨으면 하나님이 책임지지 않겠느냐는 믿음이 있었지만 그것을 가족들에게 강요할 문제는 아니었다.

그냥 순리에 맡기기로 하며, 찾았던 해결책은 한국에서 사역을 좀 더 하는 것이었다.

이 때쯤 교회 집사님으로부터 양복을 해주시겠다는 호의를 받았다.

생각해보니 하나님께서는 양복으로 나에게 말씀하신다는 것을 느꼈다.

양복을 입고 선교지와 유학을 위해 나갈 수 있겠는가? 하나님은 양복을 통해 한국에서 사역을 좀 더 하기를 원하신다는 메시지를 나에게 던지고 싶으셨던 것이다.

하나님의 말씀하심의 다양성과 위트에 정말 한 참을 웃었다.

한 달 후 집사님이 양복을 건내면서 나에게 건내는 말 "목사님 새로운 임지에서도 사역 잘 하세요!" 이었다. 두 번 확인해 주시는 것이다. 새로운 임지로 가야 한다는 것을 말이다.

이 말을 통해 하나님의 명확한 뜻을 깨닫는다. 그리고 거기에 더해 하나님께서 종암교회에서의 4년 사역을 참 잘 했다고 격려하신다는 것을 나는 알 수 있었다.

하나님은 정말 재밌고 위트있는 방법으로 말씀하시고 나의 삶을 인도하시는구나.

아직은 어느 곳으로 갈지 정해지지 않았지만 양복을 통해 말씀하신 하나님이 적당하고 좋은 장소로 인도하시리라 믿는다. 할렐루야.

내 삶의 좋으신 아버지 하나님을 사랑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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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speram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