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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22.01.19 누가복음 19장 1-10절 해석 과제 (김경헌)
설교문2022. 1. 19. 13:22

*본 과제는 필자의 풀러 신학교 목회학 박사 과정의 숙제로서.... 본문, 근접 본문, 콘텍스트, 텍스트 상호간의 관계라는 네 가지 요소를 통해 본문의 깊은 해석을 돕기 위한 기초 과정이다. 해석에 있어 중요한 점은 당시 콘텍스트 안에서 문화나 단어 그리고 가치나 개념 등의 이해를 통해 본문을 더 이해하며 당시의 상황에 맞게 해석할 수 있다는 전제하에 진행되는 과정이다. 우선 삭개오 본문을 통해 실습해 보기로 한다.

 

 

누가복음 19장 1-10절 해석 과제 (김경헌)

 

1. 본문 (Text)

 

  가. 본문의 형식과 구조

    본문은 네러티브 형식으로 되어 있다. 등장 인물은 예수, 삭개오, 군중(남성복수)이다. 배경이 되는 장소는 여리고다. 본문이 전체 누가복음에서 차지하는 시간상의 위치는 예수의 수난 직전, 예루살렘 입성 직전이다. 본문은 예수를 찾는 삭개오와 삭개오를 찾는 예수의 필요가 만남으로 이어지고 만남의 결과 삭개오가 어떻게 변화되었는지 보여주고자 한다. 또한 삭개오의 회심과 반응에 대해 예수께서 어떻게 응답하는지를 대화를 통해 표현하고 있다.

 

    본문의 구조는 다음과 같다. 

 

   i 예수의 여리고 입성 (1절)

   ii 삭개오 묘사- 세리장, 키 (2절)

   iii 예수를 보고 싶어하는 삭개오 (3-4절)

   iv 삭개오를 보고 싶어하는 예수의 초대와 삭개오의 응답 (5-6절)

   v 예수의 삭개오 방문을 못마땅해 하는 군중 (7절)

   vi 삭개오의 회심과 결단 (8절)

   vii 삭개오의 응답에 대한 예수의 반응 (9-10절)

 

    나. 본문의 문학적 장치

    본문에서 삭개오의 변화를 부각 시키기 위해 여러 문학적인 장치들을 마련하였다.

 

    본문은 삭개오라는 인물의 특징을 몇 가지로 묘사한다. 삭개오의 여러 가지 특징이 있겠으나 누가는 그가 세리장이었고, 키가 작았으며 부자였다는 것을 강조한다. 세리였던 마태는 같은 세리 출신의 삭개오 네러티브에 관심이 많았을 것 같은데, 오히려 삭개오의 이야기는 누가복음의 특수자료이다. 그것은 연약한 자, 소외된 자 그리고 죄인들에게 관심이 많았던 누가의 특별한 의도를 나타낸다. 세리장은 당시에 판매세 및 관세를 청부 맡고 자기 밑에 세리들을 고용한 사람이었을 것이다(IVP, 성경배경주석, 1482쪽). 삭개오는 자신의 부정을 인정하였고(8절), 그 결과 그는 부자가 될 수 있었다. 큰 부자로서 헤롯 대왕과의 결탁도 있을 법하다. 그는 유대의 가장 부요한 도시의 가장 상류층에 위치한 기득권자였다. 그러나 누가는 그의 키를 언급함으로 높디 높은 상류 사회의 인물이었으나 실재로는 작디 작은 보잘 것 없는 인간에 불과했던 것을 문학적으로 표현하고자 했던 것 같다.  작은 삭개오의 체격조건은 그를 나무에 올라가게 만들었고, 이는 예수를 만나기 위한 그의 의지와 노력을 부각시키는 행위였다. 

 

  다. 주목할 단어들

     본문의 문학적인 요소로서 누가가 사용한 단어들 중에 자주 사용되어 주목해 볼만한 단어들이 있다.   

 

    먼저 1절에서 7절까지 매절의 첫머리에 ‘카이’의 반복적인 사용을 통해 시간 구조로 본문이 차근차근 진행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다음으로 부자(프루시오스)라는 단어이다. 이 단어는 근접본문에서 더 자세한 설명을 하기로 한다. 

   누가는 5절 예수의 말씀에 ‘데이(반드시~해야 한다. must)’라는 단어를 쓰면서 삭개오의 집에 방문하는 것이 예수의 의도된 일이며 예수의 수난 직전에 이루어야 할 중요하면서도 필연적인 사역이었음을 강조하고 있다. 

    본문에서 집과 손님을 모시는 것과 관련된 용어들이 등장하고 있음에 죽목해야 한다. 5절에 ‘머물다(메노)’, 6절에 ‘손님으로 맞다(휘포데코마이)’, 7절의 ‘머물다. 손님이 되다. (카타뤼오)’라는 단어는 모두 집안에 손님을 모셔들이는 것과 관련된 동사들이다. 수난 직전의 예수를 집에 모시고, 그가 아끼는 가난한 이들을 위한 결단의 행위가 곧 구원의 행위가 될 수 있다는 누가의 신학을 읽을 수 있는 단어들이라 여겨진다. 예수의 9절 말씀 “구원이 이 집에 있다.”라는 말씀은 삭개오의 행위를 지지하여 자신을 위해 환대의 공간을 제공한 그 장소에 구원이 임할 것을 강조하여 환대행위가 얼마나 중요한 지 읽을 수 있다. 

    마지막으로 구원과 관련된 단어들이 등장한다. 9절의 ‘소테리아’, 10절의 ‘소조’이다. 구원을 받기 위해 취해야 할 결단과 그 결단의 내용이 어떠해야 함을 볼 수 있다. 

 

2. 근접본문(Co-Text)

 

    본문의 직전과 직후의 내용과 본문은 어떤 연관선상에 있을까? 누가는 18장에서 바리새인과 세리의 비유(9-14절)를 통해 세리의 자신을 낮추는 겸손의 행위를 강조함으로 세리장인 삭개오와의 연결고리를 만든다.

    또한 18-27절에서 부자청년의 이야기에서 청년이 큰 부자(플루시오스)였음을 밝힘으로 본문 2절의 부자(플루시우스)이면서 자신의 재산을 나눈 삭개오와 대조시키고 있다. 

    본문 직전에 등장하는 소경 바디메오(마가복음에서 이름을 밝힘)의 이야기는 ‘보는 행위’의 주제와 본문을 연결시키고 있다. 18장 35절에 바디메오의 이야기는 여리고가 아니라 여리고에 매우 가까운 성읍에서 벌어진 일임을 알 수 있다(엥기제인…에리코). 본문에서 보는 행위와 관련되 동사로서 3절에 삭개오는 예수가 어떤 인물인지 보기 원했고(에제테이 이데인) 군중들 때문에 볼 수 없었다. 4절에서도 예수를 보기 위해(히나 이데) 돌무화과나무에 올라간다. 예수 또한 삭개오를 보기 위해(아나블레포) 그를 쳐다본다. 

  직후에 이어지는 본문에서는 예루살렘에 가까이 다가선 주님을 소개하며 이 사건과 연이어 비유를 말씀하시는 것을 표현하면서 ‘므나 비유’를 기록한다. 므나는 당시의 화폐단위이며 세리로서 삭개오가 다뤘던 금전의 모금 행위와 연결되는 모티브라고 말할 수 있다. 

 

3. 콘텍스트(Context)

 

   가. 여리고

     먼저 삭개오가 여리고라는 도시에 살고 있었음을 밝힌다. 여리고는 헤롯의 겨울궁전이 있었고, 경기장과 목욕탕 등이 구비된 매우 번창한 도시였다. 국경도시로서 무역하는 이들의 왕래가 잦았다. 누가복음 10장 30절에 착한 사마리의 비유도 여리고 배경으로 하며 사마리아인이 여리고와 예루살렘을 왕래하며 상업 행위를 하는 중에 벌어진 일임을 알 수 있다. 삭개오 같은 세리들은 그들을 대상으로 징수 수익을 늘릴 수 있었을 것이다. 

      여리고의 지정학적인 위치를 고려해 보아야 한다. 여리고는 해발 -200미터의 사막 도시였다. 해발 800미터였던 예루살렘과는 1000미터나 차이 나는 매우 낮은 도시였다. 그 낮은 곳에 예수께서 예루살렘 입성 직전에 임하신 것이다. 낮은 곳의 가장 상류층에 있었던 삭개오에게 ‘내려오라’고 명령하신 것은 의미심장하다고 보여진다. 단순한 나무에서 내려오는 행위를 넘어 자신의 특권을 내려 놓는 행위이자 겸손의 행위로 해석될 수 있다. 

 

  나. 퀴리오스

    헤롯의 겨울 궁이 위치한 여리고의 자신의 집에서 삭개오는 예수를 ‘퀴리오스(8절)’라 칭하고 있다. 누가복음 2장 2절의 유대의 분봉왕인(바실류스, 누가복음 1장 5절) 헤롯 보다 더 큰 지역을 관할했던 구레네에게 ‘퀴리오스’라는 호칭을 사용했던 것을 생각해본다면 본문의 삭개오의 퀴리오스라는 호칭이 얼마나 놀라운 것인지 짐작할 수 있다. 

   

  다. 세리장

 앞의 문학적 장치에서 전술하였듯이 세리장으로 삭개오를 소개하는 누가의 의도는 그가 여리고의 상류층에 속했던 사람이었음을 강조한다. 그는 경기장의 상석에서 경기를 관람했을 것이고, 공중목욕탕을 즐겼을 것이며 로마의 음란한 희극들을 즐겼을 것이다. 또한 그는 심한 징수와 착취 행위로 사람들의 미움을 샀다(7절). 

 

4. 텍스트상호관계(intertext)

 

  가. 달리다(4절-프로테코), 서두르다(5절-스퓨도)

    본문에서 사용된 단어 중 4절의 프로테코(달리다)는 본문과 요한복음 20장에 베드로가 예수의 시신이 없어진 것을 확인하기 위해 서둘러 가는 것을 위해 사용되는 것 외에 본문에서만 사용되는 희귀한 단어이다. 또한 5절의 스퓨도(서두르다)도 누가복음에서 3번, 사도행전에서 2번, 요한 2서에서 한 번 사용된 단어이다. 요한 2서를 제외하면 누가행전에서 사용된 단어이다. 삭개오가 예수를 만나고 싶은 것이 얼마나 간절했는가를 알 수 있고, 예수 또한 삭개오를 만나서 함께 머물기를 얼마나 간절히 원했는지 짐작할 수 있는 부분이다. 

 

  나. 잃어버린 것들

    누가복음 15장은 특별히 예수께서 잃어버린 것들에 대한 비유를 세 가지로 말씀하신다. 15장 2절에 바리새인들과 율법학자들은 예수가 죄인들과 세리들과 함께 음식을 먹는 행위를 비웃는 부분이 나온다. 바리새인들이 말했던 죄인들과 세리들이 잃어버린 자들임을 누가복음 15장은 확실하게 제시한다. 여기에 잇대어 누가복음 19장은 세리들의 대표였던 세리장 삭개오가 잃어버린 자임을 다시 밝히고 있다. 예수께서는 삭개오와 같은 잃어버린 자들을 구원(소조, 소테르)하기 위해 이땅에 오셨음을 본문은 예루살렘 입성 전에 확실하게 밝히고 있다. 

 

  다. 참된 회개

    삭개오는 구약의 율법을 이해했던 사람이다. 특별히 출애굽기 22장 1-4절에는 횡령과 강도행위에 대한 배상 규정이 등장한다. 갑절로 갚아주는 것이 율법의 규정이었지만, 삭개오는 자신이 횡령하거나 강취했을 경우 4배나 갚아주겠다고 말한다. 삭개오의 결단이 율법의 요구를 넘어선 얼마나 엄청난 결정인지 알 수 있다. 또한 삭개오는 누가복음 18장 23절의 큰 부자였던 부자 청년이 율법의 핵심을 이해하지 못하고 자신의 재산을 나누지 못했던 것과 대조되게 자신의 재산을 가난한 자들에게 나누겠다고 말한다. 이는 엄청난 결단이며 예수께서 말씀하신 율법을 정확하게 이해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예수 또한 이런 삭개오의 결단을 칭찬하시면서 그러한 가난한 자들과 함께 자신의 재산을 나누는 자비와 나눔의 행위가 예수의 십자가 사랑과 연결되는 부분임을 말씀하고 계신다. 또한 예수께서는 삭개오처럼 잃어버린 자들을 찾아오신 것이 자신의 수난과 부활을 통해 이루고자 하는 구원의 핵심임을 밝히고 계신다. 

    누가복음 3장은 이를 뒷받침 해준다. 세례자 요한은 자신에게 세례를 받으러 오는 사람들에게 구원을 위한 회개가 어떠해야 하고 그 열매가 어떠해야 함을 설파하며 회개의 열매를 맺으라고 말한다(눅 3:8). 무리, 세리들, 군사들에게 각각 자신들이 행하고 있는 범죄 행위를 돌이키고 행위로서 회개의 열매를 맺을 것을 강조한다. 세리였던 삭개오는 요한의 권고대로 자신의 잘못된 행위를 돌이키며 반대급부로 자신의 재산을 나눔으로 회개의 열매를 맺는다. 

 

5. 결론

 

  삭개오는 죄인과 세리로 대표되는 예수의 적대자들이 경멸했던 대상이었다. 그러나 예수는 그 잃어버린 자 삭개오를 예루살렘 입성 직전에 필연적으로 찾아 가신다. 예수가 삭개오를 찾으신 계기 중 하나는 삭개오의 간절함에 있기도 했다. 삭개오는 예수를 만나기 위해 달렸고 나무 위에 올랐다. 예수께서는 그런 삭개오의 간절함을 읽으셨다. 그의 구원을 위해 자신을 손님으로 환대할 것을 말씀하신다. 이는 예수와 같이 가난하고 낮은 자들을 손님으로 맞아들이는 환대행위와 나눔의 행위가 예수께서 이루고자 하시는 구원의 핵심적인 부분이자 율법의 핵심임을 말하고자 하신 의도이다. 또한 근심하며 예수를 떠난 부자청년과 달리 부자 삭개오는 자신의 절반의 재산을 가난한 자들과 나눴고, 자신이 강취한 재산을 네 배로 갚겠다고 자신의 회심이 추상적이지 않고 구체적인 행위로 나타낸다. 이는 누가가 구원이 추상적인 어떤 마음의 결단에서 그치지 않고 구체적인 행위로 드러나야 함을 강조하고자 하는 신학을 읽을 수 있다. 이는 누가의 신학이 가난한 자들과 함께 음식을 나누고 그들을 위해 재산을 나누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를 대변해 준다. 삭개오의 회심과 회심의 열매는 예수가 이루고자 하셨던 율법의 핵심이자 구원의 핵심이었던 것이다. 

    

 

Posted by speram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