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애굽기 10~11장 묵상 -심판, 그것은 거룩한 구별입니다.>
이집트에게 내려진 열 가지 재앙은 교훈적인 성격이 강했습니다.
그러니까 재앙을 통해 뭔가를 가르치시려는 목적이 있었다는 것이죠.
이집트 사람들과 바로에게는 이스라엘의 하나님 야웨가 얼마나 강력한 신인지를 심어주길 바라셨습니다.
열 재앙은 모두 이집트를 다스리며 이집트 인들의 생활 깊숙히 파고들었던 민간 신앙의 신들을 향한 영적전쟁이었습니다.
예를 들면 우박 재앙은 하늘의 여신 누트, 곡물과 풍산의 여신 오시리스, 폭풍우의 신 셋에 대한 공격이었습니다.
흑암의 재앙은 태양신 레, 호루스, 누트, 하토르에 대한 공격이었구요.
장자 재앙은 재 생산과 출생의 신이었던 민, 출산을 관장하는 신 헤케트에 대한 공격인 것이죠.
이집트 사람들은 계속 연이어지는 재앙들 앞에서 자신들의 신앙이 흔들릴 수 밖에 없었겠죠.
히브리인들의 신이 이 모든 신위에 있다는 것을 확실히 인식했을 것입니다.
결국 파라오의 종들과 이집트 백성들이 모세 앞에 와서 절하며 제발 애굽을 떠나 달라고 비는 형국까지 이르게 됩니다(출11:1-8절)
이는 모세가 이제 애굽 사람들에게 두려움과 경외의 대상으로 떠오르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열 재앙은 또한 히브리인들에게도 큰 가르침이었습니다.
오늘 본문 출 10장 2절 말씀입니다.
“내가 이집트인들을 어떻게 다루었는지 그리고 들려줄 수 있도록 하려는 것이며, 내가 주님(야웨)임을 너희가 알게 하려는 것이다.”
하나님이 어떤 하나님이심을 히브리인들에게 알려주기 위해 이런 재앙들을 내리시고 계시다는 것이죠.
재앙이 거듭될수록 히브리인들의 인상에 야웨 하나님은 더욱 선명하게 각인되고 있었습니다.
자신들의 주거지인 고센 땅에만 차별하여 내리지 않는 재앙들을 보면서 선택 받은 민족으로서의 자부심과 자신들을 선택한 하나님에 대한 신뢰와 경외감이 고조되어 갔겠죠.
음악 용어로 크레센도(점점 세게)로 하나님을 향한 믿음이 더해가고 찬양이 강력해져 갔을 것입니다.
모세의 참견으로 지푸라기도 받지 않고 벽돌을 구어야 했던 지난 날의 원망과 한숨이 이집트에 내려진 재앙을 통해 점점 씻겨져 내려갔을 것입니다.
열 재앙 중 단연 가장 강력한 재앙은 ‘장자 심판’의 재앙입니다.
장자 심판이 얼마나 중요한지는 이 재앙에 할애된 분량(11-13장)만 보고도 알 수 있습니다.
장자는 아버지의 적법한 계승자입니다.
장자의 죽음은 계승자들의 전멸을 의미하는 것이죠.
즉 이집트 파라오 체제는 계승되고 존속될 가치가 없는, 시효가 다 지나 버린 낡은 체제인 것이죠.
오히려 이스라엘 장자들은 다 살아 남을 것이며, 이는 그들이 맏아들로 성별되어 세계 만민을 대표하여 하나님께 바쳐지게 될 것을 의미하는 것입니다.
심판은 결국 구분과 구별을 의미하는 것이라는 것을 깨닫습니다.
적법한 계승자들과 폐기처분되고 실효성을 잃어버린 장자들과의 구분이 바로 장자 심판의 핵심인 것입니다.
“이는 주님이 이집트인들과 이스라엘인들을 구분하였음을 너희가 알게 하려는 것이다(출 11:7)"
심판은 곧 구별이며 구별은 곧 구원을 의미하는 것입니다.
마지막 때의 심판도 이런 맥락인 것입니다.
심판은 우리 죄를 일목요연하게 나열하여 꼬치 꼬치 따지며 죄를 추긍하는 것으로 이미지를 가지고 있지만 실은 가라지와 알곡의 구별에 가깝습니다.
하나님의 심판이란 가라지에서 알곡을 구별해 내는 것입니다.
재앙을 통해 히브리인들은 이 놀라운 하나님의 구원의 계획을 발견해 가고 있는 것입니다.
어릴 적에는 ‘심판주’하면 상당한 두려움이 있었습니다.
하나님을 잘 알지 못했기 때문이었죠.
하지만 이제 ‘심판주’하면 오히려 나를 구별하여 보호하며 건져내실 ‘구세주’라는 이미지를 갖게 되었습니다.
그만큼 하나님을 더 알게 되었다는 것이겠죠.
재앙이 거듭될수록 히브리 백성들은 심판주로서 그들을 구분하여 구원하시는 하나님을 더 깊이 체험하였습니다.
오늘 저의 기도제목입니다.
하나님을 더 깊이 체험하기 원합니다. 하나님을 더 알아가기 원합니다.
하나님을 알아갈수록 내 삶 앞에 벌어지는 심판과 재앙이 곧 나를 구원하시려는 하나님의 원대한 계획의 단편임을 깨닫게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날마다 더 알기 원합니다. 내 구주시며 내 아버지 되신 하나님을…
그리고 아버지를 알면 알수록 깨닫게 되겠죠. 세상은 결코 나를 넘어뜨리지 못하며 나 또한 넘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요.
왜냐하면 세상과 나 사이에는 야웨 하나님의 거룩한 구분이 있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한 주간도 이 거룩한 구분을 경험하시며 하나님의 보호하심과 구원을 깨닫는 시간 사시길 축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