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애굽기 1장 묵상 - 이유기(離乳期)>
둘째 하율이가 20개월이 지났는데도 아직 젖을 떼지 못하고 있습니다.
엄마가 마음이 약해서 그런 것 같습니다.
아이들 젖을 떼는 것은 참 쉽지 않은 일입니다.
첫째 때도 젖을 뗄 때 몇 날 몇 밤 울고 불고 난리가 아니였던 기억이 있습니다.
제 어린 시절에는 젖 떼기 위해 약을 바르는 엄마도 있었습니다.
그나 젖을 떼는 것은 엄마도 아이도 큰 고통이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은 이집트에서 400여년 참 편하게 살았습니다.
요셉의 지혜와 선정으로 이스라엘 가족들은 고센땅을 얻게 되었고, 고센땅을 근간으로 그들은 세력을 확장해 갔습니다.
출애굽기에서 신명기는 창세기에 하나님께서 아브라함을 비롯한 족장들에게 약속하신 것들을 성취하시는 내용입니다.
자손의 번성함을 약속하셨던 하나님의 약속은 확실히 눈에 띄었습니다.
하지만 아직 땅에 대한 약속은 성취 되지 못한 상태였습니다.
세월이 흐르면서 이스라엘 민족은 이집트 사람들에게 위협적인 존재가 되었습니다.
소수민족으로 치부하기엔 그들의 인구는 너무 많았고 그들의 능력은 너무 출중했습니다.
400년 시간이 흐르며 이집트 왕이었던 파라오의 이스라엘 백성을 향한 억압은 가중되어 갑니다.
그들은 지금도 남아 있는 피라미드 같은 건축물들의 건설을 위한 노역꾼으로 이용당하기 시작했습니다.
거류자 나그네에서 노예로 신분이 전락하게 되었다 할 수 있을까요?
풍요와 번성의 상징이었던 고센 땅이 박해와 압제의 땅으로 변해버린 것입니다.
이것을 믿음의 눈으로 보면, 하나님께서는 이스라엘 백성들을 파라오의 채찍을 통하여 애굽으로부터 정을 떼도록 유도하고 계십니다.
마치 젖을 떼기 위한 이유기처럼 느껴집니다.
이집트에 정을 떼고 약속의 땅으로 가기 위한 잠시 잠깐의 고통과 부르짖음이랄까요?
이제 곧 우리 집에 울려퍼질 하율이의 울부짖음같은 거 말이지요^^
가끔 하나님이 참 모질게 우리를 훈련하시고 방치하시는 건 아닌가 불평할 때가 있습니다.
저는 그럴 때 혹시 내 삶에 찾아온 이유기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자동차나 비행기의 타이어가 노후하면 교체하듯이 더 높이 날기 위한 타이어 교체시기라 생각하는 것이죠.
지난 주일부터 왼쪽 엄지 발가락 둘째 마디 관절이 찢어질 듯 아프더군요.
작년엔 손목이더니, 올핸 발가락인가? 생각하며 한숨지었습니다.
정형외과를 찾아가 보니 통풍일 가능성이 있다고 하더군요.
물론 지금은 통증이 다 가시긴 했습니다.
의사 선생님의 진단을 들으면서 이건 또 무슨 시험이냐 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건강을 챙길 나이가 된 것이기도 하겠지만 너무 안일하고 편하게 살아가는 내 삶에 찾아온 알람 소리라 생각이 들었습니다.
애굽의 풍요함에 젖어 생각 없이 살아가는 저의 삶에 울리는 하나님의 경종인 것이지요.
세상의 담백하고 풍성하며 기름진 젖을 다시 빨고 있지 않나 제 자신을 돌아보게 됩니다.
혹시 고난과 역경과 핍박 가운데 신음하며 부르짖고 계신 분이 있으시다면
내 삶에 찾아온 이유기는 아닌지 돌아 보시기 바랍니다.
하나님 아닌 것으로 배부르며 만족하려했던 우리의 탐욕과 욕심과 이별할 때가 아닌지 돌아봐야겠습니다.
거룩한 이유기 앞에 주님을 잠잠히 바라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