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일의 성공 뒤에는 우울함이 찾아오는 건가요?
그래서 바울도 "선 줄로 생각하는 자는 넘어질까 조심하라"는 말을 했나 봅니다.
15장의 분위기는 매우 우울하게 시작되고 있습니다.
"이 후에 여호와의 말씀이 환상 중에 아브람에게 임하여 이르시되 아브람아 두려워하지 말라 나는 네 방패요 너의 지극히 큰 상급이니라(1절)"
'이 후에'는 바로 앞 장에서 일어난 후에라는 말이겠죠?
그돌라오멜이 이끄는 4개국의 연합군을 무찌르고 전리품까지 다 포기하고 양보하고 돌아온 그 후에 하나님의 말씀이 임했다는 것이지요.
그 일 후에 아브람은 심한 우울증에 시달리고 있는 듯 합니다.
그돌라오멜 동맹군이 보복 공격을 해오지나 않을까 공포와 두려움 가운데 보내면서 나를 보호해 줄 방패는 정작 누구인가 고민했겠지요.
또한 소돔왕에게 모든 전리품을 양보하고 돌아오면서 내가 포기한 전리품의 대가로 얻게될 상급(전리품)은 무엇일까 회의감이 스멀스멀 올라오고 있었나 봅니다.
그런 아브람에게 하나님의 말씀이 기습적으로 찾아 온 것입니다.
하나님의 말씀이 임한다는 것은 말씀의 능력을 경험하는 것을 의미합니다(히브리서 4장 12-13절).
말씀이 내 치부를 드러내고 민낯을 드러내게 되며 내 내면에 갖고 있는 문제의식을 표면으로 드러나게 해주는 것입니다.
아브람의 속은 곪아가고 있었습니다.
75세에 갈대아 우르를 떠나와 가나안 땅에 왔을 때 하나님으로부터 약속을 받았는데 뭐가 이뤄지는 것이 전혀 없었기 때문에 서서히 의심의 구름이 덮이기 시작했던 것이죠.
약속 후에 벌써 10년의 세월이 흐른 겁니다.
할아버지 때의 10년은 청춘의 10년과는 다른 것이죠.
흰머리도 많아지고 검버섯도 늘어나고 그런데 약속은 이뤄지지 않고 답답했겠죠.
요즘 제가 거울을 보며 하루가 다르게 늘어나는 이마의 면적을 보며 느끼는 자괴감(?)과 비슷한 감정이리라 생각합니다.
그런 불평과 불만을 여과 없이 하나님께 토로합니다.
나의 상속자는 다메섹 사람 엘리에셀이라 말하며 매우 냉소적으로 하나님을 대하고 있습니다.
그런 그에게 하나님은 뭇별을 보여주며 반드시 약속이 이루어질 거라 설득하십니다.
그리고 그 약속을 이뤄주시기 위해 다시 언약을 맺으십니다.
고대 동방에서 당사자끼리 언약을 맺을 때 동물을 쪼개어 당사자 쌍방이 그 쪼개어 죽인 동물 사이를 지나갑니다.
이를 통해 계약 위반 시에 이 동물처럼 쪼개어 죽임을 당하게 된다는 것을 약속하는 것이지요.
그런데 하나님은 아브람에게 가축들을 쪼개어 놓라고만 하고 아브람이 잠든 사이 혼자서 그 사이를 지나가십니다.
이는 아브람과의 약속을 반드시 지키겠다고 하나님 스스로를 결박하는 행위인 셈이죠.
결국 하나님은 자신의 인격을 걸고 가나안 땅 약속을 지킬 것임을 굳게 맹세하고 계신 것입니다.
오늘 말씀을 통해 얻는 몇 가지 기도제목입니다.
1. 약속의 성취가 더딤으로 인한 깊은 우울증과 자괴감이 기습적인 말씀의 습격을 통해 점령당하길 원합니다.
갈바를 알지 못하며 방황하는 내 영혼 위에 하나님의 말씀으로 응답하소서. 하나님의 말씀보다 더한 위로가 없습니다. 말씀하소서 주여~
2. 하나님은 강한 성이시요 방패가 되시며 나의 유일한 상급이심을 기억하기 원합니다. 졸지도 않으시고 주무시지도 않으시며 불침번이 되어 보호하시는 하나님의 보호하심을 삶 깊숙히 체험하게 하소서.
3. 스스로를 결박하시면서까지 약속을 이루시는 하나님의 신실하심을 의심하지 않게 하시고 그런 하나님의 인격을 본받게 하소서.
하나님만이 방패요 상급임을 기억하며 체험하는 하루되시길 축복합니다.
우울함을 몰아주는 하나님의 말씀과 함께 왈츠 한 곡 어떤가요?
요한 쉬트라우스 2세의 왈츠 앨범을 틀어 놓고 쓰고 있는데 기분이 한결 좋아지네요~^^
왈츠와 같이 흥겹고도 힘있게 다가오시는 하나님의 위로가 우리 모두에게 임하길 축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