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태복음 23장 묵상 - 척하지 청(聽)하라.>
마태복음 23장은 꽤 긴 말씀이 서기관들과 바리새인들을 저주하는 것으로 가득합니다.
예수님의 '독사의 새끼들아' 라는 심한 말까지 등장합니다.
서기관들과 바리새인들은 자신들이 평가하기로 거룩하고 바르게 산다고 생각했는데
예수님의 그들을 향한 평가는 '외식하는 자' 였습니다.
외식이란 겉과 속이 다른 것을 말합니다.
외식하는 자라고 번역되는 그리스어 '휘포크리테스(hypocrite)'은 배우(actor), 따라쟁이(dissembler), ~척하는 사람(pretender) 라는 뜻을 가진 단어입니다.
가면을 쓴 사람들이죠. 실제 모습은 그렇지 않는데 전혀 다른 모습으로 드러나는 사람입니다.
자신의 참 모습을 드러내기를 싫어할 뿐더러, 자신의 참 모습이 무엇인지에 관심도 없습니다.
그냥 사람들에게 추앙을 받고 높임을 받고 존경받으면 끝입니다.
오로지 사람들의 평가와 인정이 목적인 인생들입니다.
이런 사람들을 향해 예수님은 "화 있을진저 외식하는 서기관들과 바리새인들이여~"라고 외칩니다.
엄청난 경고 아닌가요?
바리새인들과 서기관들이 저지른 어리석음은 중요한 것은 거르고 사소한 것에 목숨을 걸었다는 겁니다.
중요한 알맹이는 버려버리고 껍데기만을 고수하는 어리석은 자들입니다.
하루사리는 걸러내면서 낙타는 삼키는 자들입니다.
눈먼 사람들이지요. 참으로 눈이 멀었습니다.
칭찬에 눈이 멀었고, 사람들의 평가에 눈이 멀었고, 인정 욕구에 눈이 멀어 버려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사람들입니다.
자신이 눈먼지도 모르고 맹인 주제에 다른 사람의 길을 인도하겠다고 나선 어리석은 사람입니다.
이런 자들을 가리켜 위선자, 외식하는 사람이라고 주님은 말씀하십니다.
겸손히 제 모습을 살핍니다.
겉치레에만 관심 갖는 자가 아닌지 돌아봅니다.
겉보다 중요한 것은 내면이고 안을 깨끗이 하는 자는 겉도 깨끗하다는 것을 기억해 봅니다.
있는 척 하고, 아는 척 하고, 된 사람인 척 하는 겉치레에 눈이 먼 사람은 아닌지 돌아봅니다.
이 아침 나의 내면의 모습과 직면했으면 합니다.
연기자로서의 인생을 오늘 마쳐야할 것 같습니다.
모든 가면을 벗고 나의 참 모습과 만나야겠습니다.
높임 받고 존경받는 자리에서 내려와 묵묵히 내 십자가를 지고 나를 부인하는 길로 내려가야겠습니다.
말하고 가르치려는 자리에서 듣고 경청하며 순종하는 자리로 나아가야겠습니다.
주의 음성을 들은 척하고 설교하지 않고 듣고 설교하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이 아침 내가 중요하게 간직하고 있던 가면들을 주님 앞에 다 내려 놓기 원합니다.
이 아침 말씀을 가지고 기도하며 드는 나를 깨우는 경구, 그것은
"척하는 사람이 아닌 청(聽-듣고 순종)하는 사람이 되어라"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