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글과 작품들
도종환 <봉숭아>
speramus
2012. 7. 10. 07:14
도종환 <봉숭아>
우리가 저문 여름 뜨락에
엷은 꽃잎으로 만났다가
네가 내 살 속에
내가 네 꽃잎 속에
서로 붉게 몸을 섞였다는 이유만으로
열에 열 손가락 핏물이 들어
네가 만지고 단 가슴마다
열에 열 손가락 핏물 자국이 박혀
사랑아, 너는 이리 오래 지워지지 않는 것이냐
그리움도 손끝마다 핏물이 배어
사랑아, 너는 아리고 아린 상처로 남아 있는 것이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