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
내일 지구가 멸망하더라도 한 그루의 개나리를 심으리~~
speramus
2010. 5. 7. 14:09
어버이날이 주말에 걸려 있어서 어린이 날에 미리 양평의 장인 장모님을 뵈러 왔습니다.
장인 어르신은 교회 수양관 관리 장로님으로 2년 전부터 양평에 살고 계십니다.
이곳은 전남 함평의 저희 집보다 산골에 있는 마을입니다.
차소리 기계음들로부터 완전히 해방된 참 자연 속에 파 묻힐 수 있는 곳이죠.
저는 이곳을 참 좋아합니다. 고향에 온 것 같기 때문이겠지요.
새벽에 빗소리에 눈을 뜹니다.
대지를 적시는 이 시원한 소리가 제 마음까지 적시고 있습니다.
우산을 하나 집어 들고 산쪽으로 향하는데....
부지런하신 아버님이 산 밑에서 무엇을 하고 계십니다.
처음엔 풀을 뽑으시나 싶었는데, 가까이 가 보니 한 움큼 쥐고 계시 나뭇가지를 땅에 심고 계시는 거였습니다.
개나리를 어디서 꺽어 오셨는지 수양관 곳곳에 심고 계신 것이었습니다.
아버님 하시는 말 "이 개나리가 5년 후에는 꽤나 커서 볼만 할거야"
"철쭉도 5만원어치 사 와서 수양관 곳곳에 심어 놨네"
사비를 터셔서 수양관 곳곳에 철쭉을 심으시고 개나리는 다른 곳에서 꺽어 오셔서 심으셨군요.
아버님은 3년 뒤 이곳에서 은퇴하시면 개나리가 무성하게 자라는 것을 못 보시겠죠.
그래도 아버님은 오늘 개나리를 심으십니다.
우리는 누군가의 수고와 씨뿌림을 그냥 누릴 때가 많습니다.
그렇지만 누군가의 기쁨을 위해 씨뿌리거나 심는 것을 주저합니다.
그 열매를 내가 따먹지 못한다면 늘 망설입니다.
나 자신은 나를 위한 삶이 아님을 늘 고백했습니다.
나는 다른 사람의 유익을 위해 부름받은 사람입니다.
내가 뿌린 씨앗, 내가 심은 나무의 열매를 나 혼자 따먹겠다고 하면 그것이 무슨 영향력이 있을까요?
내일 지구가 멸망하더라도 다른 사람이 따먹을 것을 생각하며 나는 오늘 사과 나무를 심겠습니다.
아버님을 통해 내 삶의 부르심을 다시 한 번 새롭게 하는 아침입니다.